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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도 개발 계속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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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개발자로서의 미래를 깊이 고민한 해였다. 그런 고민 속에서, 회사 점심시간마다 심란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자바스크립트로 개미 만들기를 했다. 기껏 시간을 들여 만든 것들이 다른 사람 눈에는 쓸모없어 보일 것 같아 울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개미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걸음걸이를 수식화한 모델을 찾아 적용해보는 과정은 정말 재미있었다. 내가 상상하는 개미의 세계에 비하면 지금 배포된 버전은 극히 일부지만, 그래도 일단락 지었다. 지난 9월 말쯤 배포를 마쳤고, 그 직후인 10월에는 회사를 퇴사했다.

그 즈음엔 정말로 개발자를 그만둘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Claude 같은 생성형 AI는 점점 더 발전하고 있고, 그와 비교했을 때 인간 개발자로서 내가 가진 강점은 무엇일까 자꾸 회의가 들었다. 웹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앞으로 얼마나 더 생계를 이어갈 수 있을까? 유망하다는 다른 분야로 가려면 대학원에 다시 가야 할까? 아니면 예전부터 막연히 해보고 싶었던, 파충류 모양 케이크를 만드는 베이커리를 차려볼까? 정말 별의별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퇴사한 지 2주도 안 되어, 다시 전일 재택근무 팀에 합류해 3개월간 일하게 됐다. 매달 일정한 수입이 꼭 필요한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역시 웹 프론트엔드 개발뿐이라는 걸 다시 실감했다.

AI가 나보다 빠르게 코드를 짜고, 빅테크와 유니콘 스타트업에는 뛰어난 개발자들이 많더라도, 그런 현실과는 별개로 내가 맡은 자리에서의 안정과 물경력에 대한 불안을 줄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공부와 시도를 계속하기로 했다.

그리고 요즘은 AI를 활용해 1인 앱 개발자가 되어보는 것에 도전하고 있다.

우선 이렇게 해보려 한다:

  1. 지금 개발 중인 앱 꼭 배포하고, 운영까지 해보기

  2. 첫 앱을 기반으로 나만의 Flutter 앱 보일러플레이트 만들기

  3. 노트 앱에 메모해둔 아이디어 중 두 가지를 보일러플레이트로 빠르게 구현해보기

소속이 없어져도, 꾸준히 개발자로서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가 만든 앱으로 1달러라도 벌어볼 수 있기를. 2025년 연말에는 올 한 해 만든 것들을 돌아보며, 뿌듯한 마음으로 그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